가만 보자... 아픈지 벌써 10년이 되어가는 이제 정말 반려 질병이라고 불러야 하는..ㅎㅎ 그런 질병이다.
척추가 뻣뻣하게 굳어가는 질병인데, 자가면역질환의 일부로 면역체계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정말이지 어렵고도 어려운 질병이다.....
골반, 천장관절, 꼬리뼈 통증 절대 참지 마시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검사하러 가세요 대학병원급으로!
20대 초반부터 골반 쪽이라고 해야 하나.
꼬리뼈 쪽? 골반쪽? 이 상당히 많이 아팠다.
자려고 누우면 정자세로 누워도 꼬리뼈가 빠질듯한 느낌으로 아팠고
앉아있어도 힘들고 그나마 서서 집 안을 돌아다니는 게 통증을 조금이라도 줄여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회사 출근을 병행하면서 병원을 다니는 게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고
그래도 어쩌겠는가 나는 일해야 하는 뚠뚠 개미인 것을 큽 🐜
그렇게 꽤나 오랫동안 머저리처럼 버텼던 거 같다.
나중엔 다리를 절뚝거릴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 상사는 병원 가보라는 소리 단 한마디를 하질 않더라..!
에휴 말을말자 말아
걷는 것도 앉는 것도 자는 것도 힘들어진 나는 근처 지역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봤고
거기서 주는 진통소염제로도 낫지 않아
그때부터는 일명 병원투어를 시작했다.
엄마 친구분이 다니시는 한의원, 유명하다는 통증의학과, 정형외과, 도수치료, 마사지 등등 안 받아 본 치료도 없을 정도로 많이 받아봤는데 확 나아지는 증상은 없었다.
그러다가 유일하게 효과를 본 곳은 엄마 친구가 소개해주신 한의원!
한방 양방 다 함께 진료를 보는 곳인데
주차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병원도 조금 오래되고 협소한 편이라 대기가 길면 앉아있을 자리도 없을 정도 ㅎㅎ
요기를 꾸준히 믿고 다녔는데
일반 양약주사치료+침치료를 병행해서 해주는 병원으로 유명하다.
원장님의 실력 또한 좋고
그리고 실제로 여기를 다니고 나서 그 빠질 거 같은 골반, 꼬리뼈 통증이 많이 좋아졌다.
적어도 절뚝거리면서 걷진 않게 만들어주심!
시간만 되면 꾸준히 다니고 싶었는데
직장 이직 이슈로 ㅎㅎ갈 수 없는 상황이 됐고
또.. 골반 아팠던 게 골반이 나아지고 나니 등 쪽으로 통증이 올라와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아파야 하는 걸까..
어느 병원에서도 왜 정확히 원인을 못 내는 걸까....
너무너무 답답했다. 왜 이렇게 나만 아파야 하는 건지 화도 많이 나고, 절망스럽고, 남들도 다 이만큼 아픈데 나만 유난히 징징대는 건가 싶어서 더 강해져야 하는 부분인가도 고민했다.
이런 고민+매일 같이 아파서 쪽잠 자고 출근하고, 출근하면 또 다른 회사 스트레스에 더 몸이 안 좋아져서 퇴근
그러면 다시 또 이런 생활의 반복....
그땐 내 삶이 너무나도 피폐해졌다....
우울해!
그러다가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고
등이 많이 아픈 경우 췌장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기사를 많이 봤고,
나는 당장 서울 아산병원에 예약을 했다.
지역대학병원 회송서랑 그간 진료받았던 자료를 다 정리해서 들고 갔다.
하...
근데 아산병원은 정말 모든 환자가 다 모여있다.
환자들로 바글바글하고 치료실 검사실은 또 왜 이리 멀리 떨어져 있는 건지
예약시간 맞춰서 검사받고 오려면 뛰고 뛰고 또 뛰어야 한다......
여유 있게 가는 걸 추천합니다 ㅠㅠㅠ
그렇게 개고생을 하고
검사를 봤는데 결론은..... 췌장 쪽엔 문제가 안보이며 오히려 간 쪽에 종양이 있으니 이거는 지역 대학병원에서 추적 관찰을 할 수 있도록 써주겠다고 했다.
결국 나는 또 별 소득 없이 어마어마한 치료비와 검사비만 쓰고 다시 지방으로 내려왔다...
그러고 나서 간 지방대학병원에서는
간 검사를 위해 소화기 내과로 향했고 초음파 및 mri로 추적관찰 중이다 현재도!
정말 다행이었던 사실은
여기서 만난 소화기내과 담당 교수님이 굉장히 친절하시고 내 상태에 대해 늘 물어보시는데
가만히 듣더니
류마티스내과를 한 번 가보는 건 어떠냐고 제안하셨다.
본인 환자분들 중에서도 소화기내과와 관련 없는데 아프다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 그쪽을 안내해 주는데 대부분 그쪽 질병일 확률이 높다고 해서 조심스레 추천을 해주셨다.
안 가본 병원도 없고 안 해본 치료도 없는데
밑져야 본전이라고 바로 류마티스내과 예약을 잡고
얼마 안 있다 류마티스 검사를 실시했다.
(이 당시 내가 가장 불편했던 부분은 등통증이었던 거 같다. 등이 터질 거 같이 아프다해야나.... 의자에 10분 이상 앉아있지 못할 정도였다ㅠㅠㅠㅠ)
결과가 나왔고,
천장관절에 염증이 있으며, HLA-B27이라는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나는 2021년 1월에 "강직척추염" 진단을 받았다.
(✔️HLA-B27 유전자가 있다고 해서 100프로 다 강직척추염이라는 것은 아니고, 강직척추염에 걸린 환자의 90프로 정도가 저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무조건적인 유전은 아니라는 말!)
병명이 밝혀져서 시원하긴 한데..
난치성 질환이라는 얘기를 듣고 시무룩해졌다.
산정특례질환으로 등록하면 치료비가 싸진다는 말을 듣고 신청하러 가는데
하필이면 이 날따라 혼자 병원에 가서 되게 기분이 축축 처지고 많이 우울했다.
뭐랄까 그냥 죽을병에 걸린 거 같고 평생 이제 이렇게 아프게 살아야 할 내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았다. 벌써부터 고통이었다.
산정특례신청은 보건복지부에 하는 건데
보통 병원에 서식이 다 구비되어 있으니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하면
큰 문제없이 신청이 된다.
그래도 병명은 알았으니
그리고 쓸 수 있는 약도 있으니! 조금의 희망이 보인다!
생각하고 약물치료 먼저 시작하기로 했다.
내가 다녔던 지역대학병원 교수는....
굉장히 불친절하고 성의가 없었다.
류마티스내과에서 진료 보는 교수는 딱 그 교수님 하나여서 그런지
환자도 너무 많고, 섬세하게 봐주질 않아서 놓치는 부분이 많아 보였다.
말투도 너무 센 편이라 치료받으러 갔다가 말투에 상처받고 오는 날이 더 많을 정도로..ㅠㅠ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치료는 받아야지!
약물치료가 3개월 정도 이어져야 이제 주사치료로 넘어갈 수 있다고 했다.
근데 영... 약물도 안 좋은 걸 쓰는 거 같고 성의도 없어 보여
점쓰와 함께 또 강직척추염 명의에 대해 인터넷 폭풍 검색을 했다!
그 결과 한양대학교병원이 잘 본다는 소문을 접했고
나름 유명한 교수님 예약을 잡아서 갔다.
지금도 아마 계실 거다..ㅎ
더운 여름날 힘들게 찾아갔는데........ 음....ㅎ명성과 많이 달랐다.
어느 의사든 다 그렇겠지만... 여기도 너무너무 성의가 없었다.
뭐랄까
휠체어를 타고 오지 않는 이상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라는 마인드가 기본으로 깔려있어서
나는 아파 죽겠다고 하는데 잘 공감하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이정도는 참을 수 있을 거라면서운동 열심히 하고 소염제 먹고 지내라고 되돌려 보냈다......
너무 허무했다... 나름 류마티스학회에서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겨우 그런 진료라니....
의사들을 하도 만나고 다니다 보니 이제 이런 의사를 보고 나면
실망스럽기보다는 너무 스트레스받고 화가 난다.
치료를 못할 거면 차라리 상냥하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솔직하게 치료 못할 거 같으니 다른 병원가시라고. 그 말이 훨씬 나은데 왜 그런 말은 안 하고 더 기분 나쁘게 하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선택지가 없는 나는 다시 지역 대학교병원으로 향했다.
그나마 여기가 생물학적 제제(주사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해서 다시 오게 됐고
증간에 이렇게 텀이 생겨서 올 경우에는 처음부터 다시 약물치료부터 시작해야 한다.(3개월)
그 후에는 생물학적 제제 치료가 시작된다.
내가 처음 맞은 생물학적 제제는 제일 많이 쓰이는 '휴미라'라고 했다.
일정 주기별로 와서 맞았던 거 같다.
이거 맞으면 등통증도 씻은 듯이 나아질 거 같고
골반도 나아질 거 같다는 생각에 희망에 부풀어 있었는데...
역시나 신은 없었다.....
부작용이 너무 심해 온몸에 피부 발진이 다 일어났다.
눈도 안보일정도로 퉁퉁 붓고, 목이며 얼굴이며, 몸이며 다 발갛게 부어올라서
외출도 못할 정도로 심각한 알레르기가 생겼다.
이 이후로 나는 대학병원 피부과와 종양내과 협진을 같이 보기 시작했다.
(피부과는 발진, 종양내과는 급격한 호산구 수치증가로 인해서 봤던 거 같다.)
정말 최악이었다..
나으려고 맞은 주사가 부작용을 불러일으켜서 합병증이라니............
결국 나는 2주 간격으로 대학병원에 와서 류마티스내과, 피부과, 혈액종양내과 세 군데를 다 돌아야 했다....
이러려고 주사치료를 시작했던 게 아닌데ㅠㅠㅠㅠㅠ
더 이상의 휴미라 치료는 불가능했고
그다음 주사치료제로 넘어갔다
두 번째 주사 치료제는 아달로체.
이것도 주기에 맞춰 방문해서 맞았고,
결과는 같았다.
부작용은 더 크게 왔고 내 피부는 난리가 났다.....
더 붓고 간지럽고 온몸이 발긋발긋 난리가 났다.....
호산구 수치는 계속 증가되고 있어서 혈액종양내과에서는 이게 지금 다른 병의 문제인 건지 약물 부작용인지 파악하며 약을 처방했고
피부과는 피부과대로 나에게 약물과 졸레어라는 아토피에 많이 쓰이는 주사 처방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나는 여기 류마티스내과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을 쳤다.
원래도 성의 없던 진료와 이미 약물알레르기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냥 이게 순서라는 것처럼 다음 주사를 아무 대비 없이 처방한 점이나..... 정말 노답이었다.
지방 대학병원의 한계다. 갈수록 노령화되는 사회에서 어차피 방문하는 환자의 수는 더 늘어날 뿐이고, 그래서인지 지역대학병원은 발전하려 하지 않는다. 서울만 가도 이런 약을 아직도 쓰냐고 ㅎ 이런 창피한 소리를 듣는데 정작 본인들은 알까.....
쨌든 갈수록 심해지는 알레르기 증상과
높아지는 호산구 수치 때문에 나는 더 이상 주사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됐고,
나머지 하나 남아있는 다른 종류의 주사치료제가 있긴 한데..
이제 와서 겁은 좀 나는지 이걸 처방해도 될지 망설여진다고 하더라...
그간 아무 생각 없이 잘 처방해 놓고선^0^
그래서 결론은 무엇이냐..
돌려 돌려 말했지만
"더 이상 이 병원에서 나는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으니깐, 조금이라도 경험이 더 많은 서울에 가서 치료를 받아 보는 게 좋을 거 같네요."
였다........
너무 화나고 본인의 실력이 부족함에도 인정하지 않는 말투나 태도가 나를 너무나도 화나게 했지만
이 사람과 여기서 따진다고 한들 달라질 것도 없고, 저 사람한테 치료를 더 이상 받을 것도 아니고... 그냥 더 병이나 악화 안 시키고 서울로 보내는 게 나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알겠다고 했다.
지역 대학병원에서 마지막 남은 주사치료제를 사용하기에 앞서 이런저런 문제 때문에 더 이상 여기서 치료가 불가하니, 그쪽 병원에서 치료를 해줬음 한다 라는 내용의 회송서를 써주고
그렇게 나는
서울 강남 성모병원으로 치료를 받으러 떠났다.
성모병원 치료 스토리는 다음 포스팅으로!!
오늘은 좀 많이 무거운 주제에 대해 다뤄봤어요. 꽤 오랜 시간 치료를 받고 있다 보니 도움이 될 만한 정보들이 많이 있을 거 같아서 같이 공유하고 싶어서요! 강직척추염 환자분들!!! 얼마나 아픈지 보이지 않아도 잘 압니다ㅠㅠㅠ 제발 힘내시고 서로 좋은 정보 공유 많이 하며 우리 같이 이겨내요!! 이까짓 병! 오늘도 여기서 더 아프지 말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힘냅시다